감(感)찾기

from sitcom diary 2010. 1. 4. 17:33

순간 순간 나는 나에게 최면을 건다.
넌 이런 사람이야.
그러니까, 넌 이렇게 이렇게 가야해.
그렇게나 저렇게 해버리면..안돼,
왜냐면 넌 이런 사람이니까..
절대, 그런 저런 사람은 할 수 없어, 넌 이런 사람만 가능해.

처음 며칠은 난 정말 이런 사람인 거 같은 착각에..
되도 않는 용기도 내본다.
그리고 난 실제로 이런 사람이 된 거 같다.
하지만, 최면은 내가 예상치 못한 순간이 탁...풀려버린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있는 그대로 읽혀지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눈치채기 전 나는..그런 저런 모습을 감추고..
다시 이런 사람으로 재정비 해버린다.
그 짧은 순간을 눈치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리고 그걸 눈치챈 사람과는 멀어지면 그만이었다.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으로 안되면, 모르는 사람처럼..
그게 편했다라고 말할 정도로 냉정한 사람인게 좋았다.

근데, 들키면 들키는 대로 그저 그대로 봐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나에게 또다른 편안함을 가져다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내가 상상만하기에도, 나에겐 자격이 없는 거 같았다.
편안함이라고 말하기엔 모자르다..
그냥 나를 나 그자체로 인정해주는 그것..

지내온 긴 시간들을, 니가 원하지 않는다면..
혹은 당신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기꺼이 사라져 주겠다고..
난 무표정한 얼굴로 말한다.
단지, 그게 쯔요가리라는 건 나만 아는 진실이다.

오해를 받아도, 그건 어쩔 수 없는 것..그러니까 난 누구에게도..
민폐를 끼치지 말고, 조금은 완벽한 사람인 척...그렇게 살아야해..
그래야 누구도 나를 무시하지 않을거니까..
하지만, 진짜 나는...어눌하고 허술해서 금방 들켜버리는 사람..
그래도 끝까지 고집피우면서, 난 아냐..그건 정말 내가 아냐..
난 사실, 사실은..꽤나 완벽한 사람이라고..변명해본다.

내가 쓴 탈 바깥으로...내가 삐져나와있는데..아니라고 우겨본다.
.
.
.
.
참, 힘들게도 산다.
그걸 인정한다고 한순간에 내가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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