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를 봤습니다. 본 지 얼추 한주반 정도 지난 거 같아요.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시간떼우기 용으로 아내가 결혼했다를 봤지요. 어찌된 이유인지 하루에 두번 정도 밖에 안해서 시간맞춰보기 너무 힘든 영화입니다. CGV에서는 왜 이런식으로 상영하는 걸까요? 아무래도 일본영화라 걱정이 되서 그런건지..
시놉시스 도쿄의 작고 아름다운 마을 키치조지에 사는 유명 순정만화가 아사코(코이즈미 쿄코)는 어느 겨울날, 13년간을 함께 해온 고양이 ‘사바’를 잃게 된다. 큰 슬픔에 빠진 그녀는 더 이상 작품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고, 나오미(우에노 쥬리)를 비롯한 3인조 어시스턴트들의 걱정은 커져만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용기를 내 찾아간 펫샵에서 3개월 된 아메리칸 숏트 헤어종의 새끼고양이를 운명처럼 만나게 된 아사코. 그녀는 그 고양이에게 ‘구구’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구구와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며 차츰 안정을 되찾는 아사코는 어느 날, 사라진 구구를 찾으러 나갔다가 미스터리한 연하의 청년 세이지(카세 료)를 만나게 된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가슴 설레임에 두근거리던 아사코. 두 사람은 천천히 가까워지고, 즐거워지는 생활 속에 아사코는 급기야 새로운 작품을 시작하게 된다. 모든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순조로운 어느 날, 아사코에게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는데…
모처럼만에 찾은 사랑, 새로운 작품… 아사코는 다시 원래대로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기 고양이 구구가 전하는 행복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영화제 소개글.
일본 순정 만화계의 거장 오시마 유미코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구구는 고양이다>는 천재 만화가와 그 주변 사람들이 고양이 구구로 인해 인생의 재미를 찾고 점차 서로에게 다가가면서 벌어지는 일과 사랑, 인연, 희망에 관한 이야기. 이누도 잇신의 인상적인 여성영화. 독립적인 삶을 영위하던 중년의 만화가인 아사코는 사랑하는 고양이 사바가 죽자 절망에 빠진다. 그녀는 새로운 고양이 구구를 기르기 시작하며 활기를 되찾지만, 자신이 심각한 질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를 통해 아사코는 자신의 삶과 작품을 뒤돌아보게 된다.
암튼, 이누도잇신 감독의 영화의 대부분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이 영화 좋았습니다. 소재 자체를 참 잘 찾아가시는 거 같은 이누도감독이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정말 이런 소소한 소재 어찌보면 개인에겐 큰 일이지만 남들이 보기엔 그냥 어떤 사람의 남의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데..그래서 감독인거겠죠.
나는 코이즈미교코의 목소리가 너무 좋다. 뭔가 차분한 이 사람의 목소리는 사람을 참 평온하게 해준다. 좋아하는 드라마에서 나오는 등장인물도 맘에 들었고 여기서도 코이즈미교코는 아사코 그 자체였던 거 같다. 그리고 요즘 완전 빠져있는 카세료;; 아 영화에서 티셔츠를 벗던 그의 몸이 너무 앙상해서 놀라긴 했지만 그의 분위기가 너무 좋다. 다만 여기서의 그의 목소리가 너무 아이스러워서;;쵸큼 근데 이 남자..이런 동안의 얼굴을 하고 있는데 무려 74년생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와우!!!!
헤비메탈 그룹 메가데스의 전 기타리스트 마티 프리드먼이 나레이션을 하는 것도 특이하지만 그의 벽돌 신발에 내내 숨죽여 웃었다. 그리고 키치조지라는 새로운 공간에 대한 매력이 마구마구 샘솟아 한번쯤 가고 싶은 동네가 되버렸다고 할까..그래서 홈피에서도 키치조지 로케맵을 따로 만들어 두었다. http://www.gou-gou.jp/map/index.html
어시스턴트로 등장하는 우에노쥬리. 그리고 모리산츄(森三中)의 멤버들..그들의 조합도 신선했다. 그리고 가장 맛있는 고로케를 길에서 호호불어가며 먹는 모습에 아..진정으로 배가 고팠다. 이 영화를 통해 그녀들이 얼마나 친해졌는지 알 수 있는 이런 기사도 있다.
요약하자면, 영화를 찍다가 막판 즈음에 모리산츄의 무라카미씨가 아, 이젠 만나지 못하는구나..라고 한 말에 우에노쥬리가 갑자기 슬퍼져서 메이크업이 엉망이 될 정도로 2시간동안이나 울었다네요. 그러면서 지금 다시 생각해도 눈물이 난다고 하더니 정말로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거죠. 아아..우에노양은 정말 정이 많은 타입인가봐요. 그래서 한층 더 기자회견의 분위기는 좋아졌다고 하네요. 덧붙여 저 손수건은 이누도감독의 것이었을거라고..ㅋㅋ 이들은 모리사중(森四中)이라고 불릴정도로 친했다고 합니다.
영화를 보고 느끼는 느낌은 천차만별인데 나는 이 영화를 본 느낌이 이렇다..라고 서술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이건 단어로 어떻게 말해야 할지가 막막하다고 해야하는 게 맞다. 그냥 그 느낌을 마음에 쭉 간직해 버리고 싶다. 코노미언니 말처럼 나도 이 만화의 원작이 된 그 만화책 구해서 읽어보고 싶다.
나 근데, 하나만 말하고 싶은 거..극중 등장하는 나오미와 그의 남친이야기; 나라면, 정말 그렇게 쿨하게 보내줄 수 있을까? 내가 아무리 유학을 앞두고 있더라도 내 이기심에 아마도 그를 끝까지 곁에 두려했을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할 일이 있어서 니 곁을 떠나도, 너는 나한테 그럴 수 없다는 식의 이기심을 부렸을텐데..그걸 인정하면서 보내줄 수 있던 나오미의 쿨함을 배우고 싶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느끼지만..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내내 나를 짜증나게 했던 자막..아마도 이 영화를 보면서 나만 느낀 감정은 아니리라 생각하면서 끄적여본다.
이 영화의 제목이 단순 구구는 고양이다..라는 제목에 반대한다. 단순 구-구-는 고양이다라면 굳이 닷떼(だって)가 아니어도 된다. 그냥 은(는)을 뜻하는 와(は)를 써도 됐을거라고 생각한다. 좀 더 다른 의미를 부여해주고자 와가 아닌 닷떼를 사용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구구는 고양이다라는 제목은 너무 평범하고 뭔가 흥미감을 떨어트리는 거 같아. 구구는 고양이다..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 일본어가 아무리 우리랑 어순이 같다고해서 모든 단어를 우리나라 언어처럼 아우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번역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더 이상 강민하식의 쓰레기번역으로 일본영화가 농락당하는 것도 참을 수가 없다. 모든,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영화의 자막이 이래서야 어떻게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지 모르겠다. 몇 년간..강민하라는 이름으로 내내 일본영화 전담인것 마냥 한 사람이 계속 번역을 해오는데, 차라리 자막 안 깔아주는 상영도 했으면 좋겠다. 내가 생각한 느낌을 번역으로 강간당하는 기분이랄까? 하나 하나 일일히 곱씹을 수도 없는 일이라 더 이상 딴지걸고 싶지 않지만, 영화사들의 생각은 대체 어떻게 박혀 있어서 당연스럽게 그 사람에게 번역을 시키는건지 모르겠다. 좀 더 영화를 더 알고 이해하며 번역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에게 시켜줬으면 좋겠다.
아마추어로 자막을 만들어서 올리는 이들도 이렇게까지 엉망으로 번역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히어링만으로 자막을 만드는 많은 이들에 비해, 더 많은 자료를 갖추고 번역할 거 같은 사람이 이런식으로 번역하는 행태를 이해할 수가 없다. 대본도 없이 그냥 듣기로 안들리는 곳은 수십번 돌려가며 자막을 만들다보면 내가 번역한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를 생각하게 되는데 이 사람은 전혀 그런 생각이 엿보이질 않는다. 적어도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제발 영화좀 망치지 말아주길 바란다.
그제 밤에 메신저로 코노미 언니랑 얘기를 하고 있었다. 구구를 보고 이 제목은 왠지 말이 안된다는 느낌이 너무 강해서였고, 그래서 언니에게도 물어보고 싶었다. 내 의견에 대해서 혹은 또 언니는 정말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하지만 이미 내용자체 번역도 발로만든거라 제목은 세트로 그냥 넘어가줬다는 이야기..영화 보면서도 내내 뭔가 분위기를 망치는 그 사람의 발번역도 참고 넘어가긴 했다. 근데 오늘 강민하에 대한 기사를 보다가 참 울컥해서 내용을 추가한다.
내가 자막이 이렇게 맘에 안든거, 번역가 강민하에 대한 불만은 비단 이 구구때문만은 아니다. 그 사람의 인터뷰 기사를 찾아보곤 난 또 한번 놀라게 된다. 참으로 많은 수의 영화를 유린해 오셨다고 밖엔 표현이 안된다. 세 네편의 편수가 많은 것을 늘리기 전에 양질의 작품을 뽑는게 더 좋지 않은가?
강민하 - 번역은 하나의 창작이다.
일본어 실력보다는 문화와 영화에 대한 이해가 관건
강민하는 가장 초기에 수입되었던 우나기부터 러브레터, 사무라이 픽션, 4월 이야기, 감각의 제국, 쌍생아, 춤추는 대수사선 등의 흥행작들과 최근의 인랑, 바람의 계곡까지, 한국에 수입되는 대부분의 일본 영화 자막작업을 해 왔다. 이외에도 일본감독이나 배우들의 통역과 일본영화 평을 번역하여 잡지에 기고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에게서 외화번역가와 통역가라는 직업의 세계에 대해 들었다.
+ 참 말은 잘하네; 다른 나라 문화랑 영화에 대한 이해가 관건이라고? 그렇담 이 사람의 발번역의 원인은 일본어 실력이 떨어져서 그런거야?
일본영화번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 평소 영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일본어를 배우면서 일본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자연스럽게 일본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실질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교환 학생으로 일본에 갔을 때, 씨네21 통신원으로 일하면서이다. 영화제를 취재다니면서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하는 게 좋았기 때문에 계속 일을 하게 됐고, 한국에 들어와서 일본 영화감독이나 배우들 통역을 하면서 자막이나 자료번역을 시작했다.
+ 내 눈을 의심했다. 이런 번역을 하는 사람이라면 영화에 대해 아예 모르는 문외한일거라고 생각했다. 영화를 알고서야 이런식으로 번역할 수는 없는거니까..
99년부터 현재까지 40여 개의 작품을 번역하셨던데, 작품선택기준과 지금까지 작업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 우선 영화 개봉까지 작업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히 있는 지를 가장 많이 보고, 제시한 번역료도 고려한다. 하지만 특정 장르나 감독에 대한 선호는 없다. 기억나는 작업은 극장에 가장 먼저 걸렸던 '우나기'다. 그 때는 일본 영화 번역에 대해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어서 많은 시간을 들여 혼자 번역을 했어야 했다. 작업 후에 많은 사람들에게 의견을 들으면서 외화번역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었던 작품이어서 개봉하는 날에 나가서 볼만큼 애착을 가졌었다.
+ 혼자서 번역 작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여태까지 그 방법을 모른다고 해야하는건가? 작업 후 많은 사람들에게 의견을 들었다 하는데 공공연히 지금 많은 블로그에도 강민하 번역에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아주 극히 일부라 생각해서 의견을 무시하는 것인가?
영화자막 번역외에 감독이나 배우들이 내한한 경우 통역을 많이 하던데..자막작업과 통역작업을 할 때의 요령이 있는지..
-영화자막번역을 처음에 일을 시작했을 때는 가장 일본어와 가깝게 번역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을 계속하면서 자막이 영화자체에 방해가 되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봤을 때 영화를 가장 이해하기 쉽고 간결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감독이나 기자회견 통역을 할 때는, 기본적으로 어떤 내용이 나올 것이며 그 사람들의 전작, 경력에 대해 미리 공부한다. 그렇지 않으면 말은 통할 지 모르지만 진짜 필요한 내용을 통역할 수 없어서, 질문하고 답이 맞지 않게 된다. 그래서 통역 전에 혼자서 공부, 준비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자료번역은 통역과 달리 문어체로 가도 상관없기 때문에, 가장 주어와 서술어를 간결하게 맞추는 것을 기본이고, 긴 일본어 문장을 적절히 잘라주는 연습을 많이 한다.
+ 아니 그래 공부해 가는 것도 많고 참 말은 잘하는데, 자막이 영화 자체에 방해가 안된다고 자기 스스로가 말을 하고 있으면서 본인이 그런 번역을 하고 있다는 걸 왜 생각안하는 건지? 당신 번역의 최악은 다행히 내가 흥미없어 안본 꽃보다남자 파이널에서 극악에 달한다고 하던데..아 그걸 안본걸 이리 다행으로 생각하다니..
번역작업을 할 때 자신만의 원칙이 있다면...
-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원칙이나 고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자막 자체로 영화와 상관없이 웃기거나, 자막이 오버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일본 사람들이 웃는 장면에서 관객을 웃기지 못하면 실패한 자막이듯이, 그렇지 않는 장면에서 관객이 웃는다면 그것도 실패고 작품에 우를 범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사무라이픽션 같은 코믹한 영화의 경우, 웃기지 않은 장면에 일부러 농담이나 상스러운 유행어를 써서 영화가 주는 웃음과 상관없는 웃음을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준이 영화사에서 요구하는 것과 충돌이 일어날 때가 있는데, 정말 내 가치관과 맞지 않을 경우에는 이름을 빼달라고 한다. + 자막이 오버해서 안된다. 매우 동감하는 바이다. 근데 댁의 자막이 오바한다. 내 느낌을 말아먹는다. 이렇게 자막때문에 좋은 영화의 느낌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불쾌한 일은 없다. 제발 창피한 줄 알면 예명을 쓰든 이름을 돌려써먹든 이름 갈아치워라. 정말 엔딩크레딧 올라갈 떄 댁의 이름 보이면 눈노가 치민다.
자신의 직업이 싫어질 때
- 영화자막번역은 하나의 창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함부로 번역한 것에 손을 댄다거나 하는 문제가 생긴다. 단순히 '저 사람은 중간에서 말바꾸는 기술자일 뿐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런 점이 외화 번역가들의 고충이고, 그때는 '정말 할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또 저의 경우는 전적으로 혼자 작업을 하기 때문에 동료가 없다는 것은 큰 단점이다.
+ 제발 부탁하는데 혼자 작업하지 말고 여러 사람과 작업해라. 그리고 영화를 스무번도 더 본다고 하는데 그 말을 믿어야 하는건가? 그리고 자막번역은 하나의 창작이라고 하는데, 그 창작은 원작의 느낌을 고스란히 가져가면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함부로 번역에 손대는 건 당신같은데..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하는 당신의 머릿속을 문득 들여다 보고 싶을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