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사람..

from sitcom diary 2010. 9. 1. 13:17
01. 갑자기 맥이 탁 풀려서;
집으로 돌아와 꽂혀있는 법원 봉투를 보고 가슴이 뛰었다. 나쁜 의미로;
집에 들어서자마자 짐을 던지고 편지부터 뜯었다.

살면서, 처음이고...두번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는...경험;
내 이름과 함께..무혐의 처분이 보였다.
이 편지를 받기 전까지 나는 혐의자로, 범죄자였던 셈인건가..
오늘에서야 안 사실인데, 사장놈이 날 고소한 명목은 [영업방해] 였다.

참 기가막히고 코가막히네...그죠?(개콘 김영희버전)
이 와중에도 개그칠 정신이 남았다니;;;암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을 조용히 용서할만큼 아량은 없어서..
나도 법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당신에게 선사하려고 한다.

난, 열심히 일했고 열심히 돈벌어다 주느라고...메뚜기도 마다하지 않았다.
팀장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보호하려 했었다.
그런 나에게 영업방해라니...당신이란 작자 도대체 양심이 있나?


02. 9월이다...9월..9월은 나에게...이렇다.
버스에 앉으면..눈물부터나던 버릇을 고치기까지 일년이 걸렸다..
니 이름이나 니 얘기가 나오면 목메는 걸 고치기까지 2년..
그리고 이만큼 담담해지기 3년...
지금쯤 너에게 나는 이름도 기억안나는 사람일거다..

처럼; 그렇게 정말 3년이라는 시간이 됐다.
그런 날이 오지 않을 거 같던 2년전 어느 날 보단 지금은 괜찮다.
그 때는 단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한가득 눈물이 됐었다.
좀처럼 오지 않을 듯 하던...극복이란 시간이...오는구나.
요즘은 문득 생각날 때마다 아직 내가 떠올리는 건...
그래도 한 켠 가슴이 아리는 건....아직 누군가를 만나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이 있고, 또 행복하다면...
어쩌면 좀 더 빨리 봉인됐을지도 모르는 기억..그치?

사람이 각자 사는 데 바쁘다는 건 얼마나 다행인지...네 소식을 안 듣고 사니..
그리고 홍대엔 가도 신촌엔 가지 않으니 말이야;

이젠 제법 섭섭했던, 화났던 기억들도 생각나...
언젠가 나 스스로에게 했던..헤어져서 슬프지만 헤어지는 건 정답이었던;
용기가 없어서, 책임감이 두려워서....그렇게 사라질거라면...
그렇게 사라질 거 였으면..애초부터 넌 내게 오지 말았어야 해;
도망가지 않을 것처럼.....그러지 말았어야해;

너 때문에 한 사람은 3년 이라는 시간을 반성하고 또 반성해도..나아지지 않는데다..
나 스스로를 연애하기엔 그럭저럭 이지만, 결혼하기엔 별로인 여자라..
그런 정의를 내려놓고 그 안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는 거다.


03. 어제 간만에 양아녀석이랑 문자...
여의도를 들릴 일이 있어서 들렸다가 포스퀘어를 찍었는데 본 모양...
근데 언제부터인지 양아를 떠올리면 이 녀석이 한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누나 누나는 그렇게 간절하진 않은거야, 외롭다는 건 말 뿐이지,
진짜 외로우면 그래서 간절히 바라면...'

에이 아니야, 사실은 내가 인기가 없는거라고..생각했는데...
이게 간절하다는 말이 뭔지 어슴푸레 알겠어;
그니까 정말로 외로워서, 누구를 만나고 싶어진다는 건...뭔지 알겠어;

진짜 난 정말로 외로워져서...간절히 바랄지도 모르겠어.
곧? 뭐 아무튼....그런 예감이 들어..

암튼, 양아의 청첩장을 받으면 또 나름 묘한 기분이 될 거 같다.
나에게는 희성이랑 현석이는 좀 특별한 동생들이니까...
스무살부터 꾸준이 여태까지...알고 지낸다는 건 참 묘한거야.


풉;

'sitcom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벽세시, 바람이 부나요?  (10) 2010.09.07
커피가 좋아!  (5) 2010.09.04
7~8월 영화를 말하다.  (4) 2010.08.24
넌덜머리가 나..  (3) 2010.08.17
아이맥 샀어요!  (22) 2010.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