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219

from sitcom diary 2009. 2. 20. 00:56
01. 어느덧 2월 중순..
그제 밤에 차가운 오렌지 쥬스를 마시고 난 후, 갑자기 배가 아파왔다. 처음엔 그냥 잠시 아프겠거니 하는데 강도가 점점 세지고 식은땀 줄줄 옆으로 누워도 뒤로 누워도 엎어져도 절대 나아지지 않는 통증..화장실로 달려가 앉아도 아무 반응없고, 종일 먹은 것을 죄다 토하고 나서야 좀 나아지는 가 싶었다. 지쳐서 잠시 잠들었지만 통증에 다시 일어났다. 토해도 이젠 나올 것도 없는데, 헛구역질 해가며 아....정말 눕고싶었다. 다리에 힘이 다 풀린다. 새벽에 찾아간 병원에선 알 수 없는 원인이라는 말만 하고 진통제 비스무리하나 맞고 집으로..

토하고 또 토하자 얼굴에 핏줄이 다 터지고 일어섰다.(헉 괴물;;;은 아니고 자세히 안보면 잘 모른다 울긋불긋 반점처럼 오돌토돌 올라오는거라..) 마지막 장렬한 토를 하고 난 후, 대체 이럴 땐 뭘 먹어야 하는지 궁금해서 검색을하니 [매실원액]을 마시란다. 내가 소화안될 때마다 엄마가 한컵가득 타주던 엄마표 매실원액..냉장고에서 고이 잠들어 있었는데 얼른 꺼내다 따뜻하게 한잔을 마시고 지쳐서 잠들었는데 일어나니 그래도 살만했다. 그 밤새 광란을 일으키던 배도 잠잠해지고 속도 편해지고...왠지 결론은 매실이 짱이었다는!!


02. 난 정말 친한척을 싫어하나보다.
이상하게 나는 정말 유난스러울만치 친한척을 싫어하는 거 같다. 상대가 나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을 하고 들이대면 정말 밥맛이 똑 떨어질만큼 상대가 싫다. 곱지 못한 성격인 것도 알겠는데 이게 참 어찌할 도리가 없이 급정색을 하게 된다. 사람이 잘해주고 잘 웃어주고 대충 넘어가면 상대가 바보라고 생각하는 개념없는 것들에게 짓눌리기 싫다. 온갖 착한 척 친한 척 이 세상 천사는 모두 자기인척 하면서 여우떠는 꼴을 못보겠다.


03. 키친은 왜 키친인거야?
키친
감독 홍지영 (2009 / 한국)
출연 신민아, 주지훈, 김태우, 전혜진
상세보기
개봉하는 날인가 키친을 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바나나의 소설의 그 키친을 너무 상상하고 간 것이 화근이었나? 대체 왜 제목이 키친인줄을 모르겠다. 리뷰어들이 의미를 부여한다면 거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긴 하겠지만 우리나라 영화의 대충대충 이미지 묘사가 맘에 안든다. 키친이라고 하는데 난 하나부터 열까지 준비해서 음식하는 꼴을 못봤다. 다 되어 있는 음식을 가지고 방은진이 이렇다 저렇다 뻐기듯 평가하는 부분도 공감이 안갔고, 마지막엔 국물 한 숟가락 먹더니 충분히 음미하지도 않은 채 감동받은 척 한다.

팔리지도 않는 양산장사를 하고 돈걱정하나 없이 태평하며 철없는 주부 모래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역시 이쁘고 뇌가 없어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 그저 순수하다면 뭐든 용서해주는 남자를 보니 웃겼다. 소품들은 전부 이쁘고 모래가 사는 집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쁘다. 어디 하나 안갖고 싶은 데가 없다. 그런 집에 과연 일반 평범한 사람이 사는 게 가능한지? 장소 자체도 이질감, 부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는데 갑자기 제목이 키친이란다; 차라리 처음 서로 이끌려 키스를 나누던 전시회장 벽사이로 하지 그랬나 싶은..

스키니를 위한 다리..주지훈의 간지를 보는 것, 프랑스어로 부르던 사랑밖엔 난 몰라는 좋았다. 이게 다른나라 말로 들으니 또 맛이 틀려진다. 너무 이쁜것만 나열해서 보여주고, 불륜까지도 이쁘게 포장하고 싶었던건지 도대체; 의미를 모르겠다. 사실 알고 싶지도 않다. 그냥 거기 소품이 이뻐서 용서한다.

하지만 제발, 우리나라 영화도...디테일에 신경좀 써줬으면, 직업을 말할 때 제발 이미지로만 대충 훑지말고 좀 심도있게 들어가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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