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기억

from sundry note 2008. 10. 7. 14:50
 
우리는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 행사장소로 향했다. 행사장에 도착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사이에 행사가 진행되고 우리만 서로 모르는 게 아니라 다들 모르는 사이이기에 이 자리에 그나마 둘인걸 다행으로 여겼다.

행사가 끝나고 요기도 하며 얘기와 술을 한 잔 나누고 싶어서 고깃집에 갔다. 고기를 시키고 마주 앉아서 얘기를 하다보니 세상좁다고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었다. 비슷한 동종업계에서 근무를 했고, 서로 하는 일은 다르지만 또 뗄 수 없는 관계의 일을 하고 있던지라 서로 처음부터 말이 잘 통했다. 게다가 그녀는 술도 어찌나 잘 마시는지 부럽기까지 했다. 특이한 술버릇, 소주 한 잔에 생수 한 잔..
그렇게 얼마되지 않아서 우리는 여행을 갔다. 뭐 사실 말이 좋아 여행이지 관광지는 가보지도 못하고 사람들만 주구장창 만나는 사람만나기 여행? 부산을 거쳐 그녀의 집으로, 식구들의 따뜻한 배려에 재미있는 날을 보냈다. 그리고 그녀의 다소곳한 이미지는 이미 물건너 간것이었다. 어찌나 웃을 때 화통하신지 가끔 그렇게 웃어제끼는 유쾌한 모습을 보면 같이 흐뭇해진다.

그래도 동생은 동생이다. 키는 나보다 크지만 날 배려해주는 언니같은 동생이다. 그녀에게 나는 정말 많은 것들을 받았다. 마음과 선물들, 그리고 고마운 말들 그래서 항상 함께 하기를 바랬고 또 그러리라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이미 유학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씩씩하게 준비하는 모습이 한 켠으로는 대단하고 부럽기까지 했다.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훌쩍 시간이 지나버리고 그녀가 출국했다. 가기 일주일 전에 잠시 만나서 밥먹고 영화본 게 현재 그녀와의 기억 마지막이다. 그리고 가기 전에 선물이라고 나에게 쓰던 카메라를 선물로 주었다. 그래서 오늘 그걸 이용해서 내 글씨를 찍어서 편집해서 사진에 넣었다. 좋은 선물에 대한 보답이었기를 바란다.

그리고, 꼭 올해내로 일본에 가서 그녀를 만나 또 하나의 기억들을 만들어와야지. 멀리있지만 그래도 우리의 기억은 마지막이 아니라면서..앞으로도 좋은 기억을 남겨보자고..
2008.10.07 화요일에 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