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다..

from sitcom diary 2008. 9. 9. 01:03
그래, 생각해보면 그랬다.
만나는 날부터도 우리 언젠가 헤어질지도 모른단 생각..
널 만나는 3년동안 매일 난 그런 생각을 했다.
갈 길이 다른 사람들, 하지만 같이 있고 싶은 이기심이..
그래 그렇게 계속 서로를 포장했던거다.

생각해본다.
나를 만나러 집에서 나오던 버스안에서 넌 얼마나 행복했으려나..
버스에서 내리고 정류장에 기다리고 서있는 나를 보기위해..
넌 얼만큼 설레었을까..내가 니가 아니니 알 수 없겠다.
멋드러진 말도 없었지만, 이렇다하게 감동적인 고백도 없었지만..
그래도 함께 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긴 말을 하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왠지 다 이해해줄 거 같은..
그런 착각에 내가 빠질 정도로 그렇게 너는 나에게 그런 사람이었다.
긴 시간 너를 혼자두어도..그 시간속에서도 너는 날 봐줄거라고..
무작정, 이해해줄거라고..이 큰 착각이 결국 다시 내게 돌아와서 상처가 됐지만..
그래 처음부터, 너랑 평생을, 길게 함께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어.

이제 나를 보내주겠다는 니 말도..죽을만큼 섭섭했던 작년과는 다르게..
지금은 니가 그 말을 하기까지..힘들었을거라는 걸...
왜 난 니가, 내가 없어도 마냥 행복할거라고 생각했을까..
내가 아픈데, 이렇게 눈물이 멈추지 않는데, 왜 너는 웃고 있을거라 생각하며..
그게 더 서럽고 복받쳐 울었던걸까..

내가 너를 불행하게 하나, 내가 널 나쁜 사람으로 만드나...
그런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워서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때..
내가 무슨 말을 너에게 어떻게 할지 이미 알고 있었으니..
그런 너에게 내가 헤어지자고 말해도..너는 놀라운 이야기도 아니었겠지.

아직, 사람들이 묻는다..남자친구는 잘 있느냐고..
너에게도 물어오겠지..이제 나는 덤덤하게 말한다.
우린 헤어졌어요. 꽤 오래전에..


그래, 우린 헤어졌다. 1년 전에...
이제 너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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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이소라 - 기억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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