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크섬의 비밀

from tv & movie 2008. 9. 8. 01:47
크크섬의 비밀이라는 시트콤이 시작한지 어언 한달 정도인가? 김치치즈스마일이 하이킥의 후속으로 나왔었지만 역시 전작의 성공에 비해선 아주 초라한 작품이 되었다. 그래도 이 시트콤에서 엄기준이라는 배우를 다시한번 볼 수 있게 해주었고, 동생역으로 나온 이현진이라던가 친구역의 김수현!!! 같은 아이들이 눈을 즐겁게 해주기도 했으나, 이 시트콤의 패인은..아주 갠적인 의견이지만 김을동아줌마다. 일단 나 이 아줌마의 인상도 맘에 안들지만, 역에서 내내 지지리궁상 떠는 거 보고 가슴을 몇 번이나 쥐어뜯었다.

이미 전작, 왠만해선 그들을..에서 신구아저씨 연기는 워낙 좋았는데, 여기서 뭐랄까 좀 너무 오바한다는 느낌이 강했고, 아무리 봐도 김을동아줌마하고는 전혀..매치가 안나왔다. 이병진의 연기도 좋았는데 또 하나의 패인이라고 생각하는 건 에피가 너무 비현실적인게 많았다. 예를 들어 여기서 딸역으로 나오는 신연지와 엄현진의 에피가 자주 그랬다. 엄현진이 옛날에 누구와 키스한 적이 있다고 얘기했는데, 신연지가 이걸 거짓말이라는 걸 밝혀내기 위해서 엄현진의 옛친구들에게 연락을 한다. 이거 보면서 드는 생각..얘 미친거 아냐? 이거 만약 내 친구가 저렇게 한다면 나는 백만싸대기와 더불어 실명을 거론하는 분노의 포스팅을 했을 게 분명하다. 엄청난 실례이고 지가 여자친구도 아닌데, 저런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현실이 아닌 시트콤이니 가능하지 않겠냐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비현실을 현실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암튼 갠적으로 신연지란 캐릭터가 정말 싫었다. 그니까 이게 비현실적이라도 받아들일 수가 있고 없는 게 있는데 이건 후자에 속한다. 상상력을 포함한 가상은 재미있다, 혹은 기발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현실을 반영한답시고 터무니없는 에피를 벌이면 진짜, 이거 참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건데? 하고 반응하게 된다. 제목은 크크섬인데 왜 계속 김치스 얘기를 하고 있지? ㅋㅋ

크크섬은 전작 하이킥의 그 제작진이 다시 모여서 만드는 시트콤이다. 아이디어는 로스트에서 차용한 거 같은데 암튼 나도 로스트를 안봐서 정확한 내용을 잘 모르니..기본 뼈대는 로스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니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소재로하는 시트콤이니까..이것도 사실 비현실적인 거 맞는데 왠지 상상하면 웃길 거 같지 않은가? 회사 사람들이랑 어느 날 갑자기 한 섬에 갇히게 되었다는 설정..매우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등장인물은 이러하다.
등장인물

이미지는 MBC홈페이지에서 가져온것입니다.


갠적으로, 캐스팅은 굿이라고 생각하는게..김부장 역의 김선경씨는 뮤지컬에서도 매우 개성있는 연기를 잘하는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태왕사신기에서의 잠깐 출연으로도 엄청난 포스가 있을만큼 연기잘하는 분이고 여기서의 역이 노처녀에 깐깐한 부장인데, 너무 딱이다. 그리고 신성우..ㅋㅋㅋ 몸만 좋고 얼굴은 정말 잘생기고 힘쓰는 일은 너무 잘하는 데 머리로 하는 일은 안되는 낙하산 과장이다. 그동안 매우 심각한 연기만 했다면 여기서는 제대로 단순하고 무식하시게 망가져주신다.

그리고, 감초연기의 대가 김광규씨..ㅋㅋㅋ 아놔 파란색 져지가 저렇게 잘 어울리는 사람은 흔치 않은데 정말 극중 내내 저 복장인데 미치겠다. 그리고 역시 이 분이 있어서 드라마가 제대로 살고 있는 느낌이다. 겨울새 이후 연기력에 급상승을 보이시는 윤상현씨의 연기도 매우 재미있다. 깐족캐릭터인데 제대로 어울린다. 그 외에 인물은 사람들이 잘 모를 수도 있는 사람들인데, 이다희는 슈퍼모델 출신으로 예전에 잠시 활동하다가 접더니 이번에 이 시트콤으로 다시 나오는데, 무려 세 명의 남자에게 사랑받는 역이다. 근데 갠적으로 저런 얼굴을 좋아해서 그런가 이쁘다. 그리고 김시후는 아마 친절한 금자씨에서 베이커리에서 금자와 만나는 연하남이고 여기에서 산선수전 다 겪은 알바생으로 나온다.

심형탁은 여기저기 드라마에 많이 나오긴 했으나 그닥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전에 아침드라마에서의 연기가 너무 어색하고 목소리도 너무 별로라 좋아하지 않았는데, 여기선 진짜 우유부단하고 진짜 센스없는..사람 마음도 제대로 캐치못하는 바보같은 남자다. 근데 그래서 그런지 좀 괜찮아졌다. 채민영이라는 인물은 처음본다. 김정민은 사랑과야망에서 딸역으로 나올 땐 정말 이쁘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보니 그냥 그렇다. 그 외에도 이상원이라고 이영하씨의 아들도 나오는데, 갠적으로 이 아이 정말 정안가고 싫다. 뭔가 성장을 덜한듯한 체형도 그렇고 목소리도 영...그리고 이 시트콤에 이외수씨가 나온다. ㅋㅋㅋ

시트콤이나 코미디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매우 반가운 프로그램이다. 사실, 드라마는 넘쳐나듯 많은데 아무래도 현실적으로 시트콤을 하기는 좀 어려운건지 방송국에서 거의 전멸이다 싶을정도로 시트콤이 거의 없다고 보는데, 이 중에서 그래도 유일하게 챙겨보게 되는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베이징올림픽 기간동안 일주일 내내 방송을 안해서 답답한 적도 있었다. 암튼 그리고 여기에 음악을 난 처음에는 이적이 부르는 줄 알았다. 근데 알고보니 이승열이라는 분이고, 예전에 내이름은 김삼순에서도 OST참여했던 분..난 암튼 이 노래의 비트가 은근히 맘에 든다. 그리고 같이 들어있는 발라드도 참 좋다.

OST표지 이미지

출처는 인터넷에서 가져온것인데 OST앨범 자켓입니다.



갠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 시트콤을 좋아해주면 좋겠다. 시청률부진해서 조기종영하거나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뭐 근데, 호불호가 확실한 시트콤이라..;; 근데 또 하나 말하고 싶은 거 형사역으로 나오는 분이나 이외수씨 사진은 같은 날 같은 촬영장소에서 찍은 게 아닌지 사진이 그것만 너무 동떨어지던데..쫌;; 그분들도 신경 써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