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대부분이 단발성으로 끝나는 광고들 안에서 은근히 다음편이 기다려지는 CF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차례 차례 에피를 감상하는 재미와 광고가 잘 어우러져 있는 CF, 요즘들어 눈에 띄는 광고가 있다면 LG텔레콤의 오주상사 영업2팀과, LG엑스노트 여름날이다. 우연히도 이 두개의 광고 제작발표회에 초대되어 다녀온 인연도 있고 직접 찍은 배우들을 만나서일까? 그래서 더욱 관심이 가게 됐다. 시트콤 형식을 빌려 매번 재미있는 에피와 직장생활에 대한 애환이 녹아있는 오주상사 영업2팀과, 크로스오버필름이라는 독특한 장르에, 신민아, 현빈, 류승범이라는 젊은 배우들로 구성해 사랑과 우정사이에 관한 보편적인 테마로 한창 인기몰이중인 여름날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먼저, 개성파 배우로 무장한 오주상사 영업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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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oz.lgtelecom.com/webnew/default.asp
더 이상 낙오자는 될 수 없다! 팀 해체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그들의 몸부림
오주상사는 아무도 팔지 않는 독점적(?) 상품으로 소비자의 생활에 힘을 주자는 회사다. ‘ET고글’, '포만감 당의정' 등 엉뚱한 상품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오주상사에서도 해체위기에 직면한 영업2팀은, 유학파 출신 카리스마 장미희 부장을 영입하게 되고 위기를 모면한다. 이어 유능한 얼짱 신입 이민기를 맞이하며 좌충우돌 스토리가 계속하여 펼쳐진다.

어딘가에 있을법한 개성만점 팀원들이 있는 영업2팀
이문식, 오달수, 유해진 이 세명의 배우들은 영화나 티비에서도 언제나 개성만점의 역할로 사람들을 즐겁게 혹은 슬프게도 하는 배우들이다. 유해진은 아직까지 티비물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세명의 연기력은 뭐 이미 사람들에게 알려진대로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배우들이다. 이 들 안에 유일하게 이민기라는 인물이 녹아내릴 수 있는 것은 역시 배경이 든든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워낙 쟁쟁한 사이에 껴있으면 자칫 묻힐 수도 있지만 이 세명의 배우들은 조연급으로 남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이 네 명을 카리스마로 끌고가는 배우는 바로 장미희다. 만약 이 부장의 역할을 다른 배우가 맡았다면 서로 따로노는 느낌이 강했을지도 모르지만 장미희씨 특유의 말투와 카리스마로 이 들을 모두 함께 끌고가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이 광고의 성공 비결은 배우의 선택과 조화가 80%라고 생각한다.

오주상사 영업2팀의 캐릭터
카리스마부장 장미희 – 미모와 지성의 완벽한 충돌
간지차장 오달수 – 세상을 오염시키는 이기적 간지
촐랑과장 유해진 – 하품할 때만 침묵하는 수다쟁이
애교대리 이문식 – 통할 때까지 애교로 승부
얼짱신입 이민기 – 최신버전 울트라 무개념 탑재


국내최초라 할 수 있는 크로스오버필름 CF '여름 날'
여름날이라는 이름이 주는 이미지는 왠지 젊음과 활기의 상징이라는 생각이 들정도이다. 사실 이 제목만 봐서도 이게 사실은 청년층을 겨냥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할수가 있다. 그 제목 그래도 광고 내용도 젊은이들의 일과 사랑 우정에 관한, 그리고 그 속에서 성장하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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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ummerdays.co.kr
젊은 세 배우가 각각 세련된 건축 설계사 현빈, 스타일리시한 영화 칼럼니스트 신민아, 유쾌한 프로그래머 류승범은 서로 다른색깔의 사랑, 우정, 갈등의 기본구도를 이루며, 서로 만나고 헤어지고 사랑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성장을 이뤄가는 스토리다. 단순한 노트북에 관한 내용이 아닌, 그 들의 성장스토리와 노트북과의 연관성을 찾은것이다. 그리고 이 광고안에서 우리는 요즘을 살아가는 우리들을 만날 수 있다. 예전에는 일하는 것이 단순히 돈을 벌기위한 수단이라는 경향이 강했다면, 지금은 나를 발전시키고 또 다른 나를 발견하며 그 속에서 성장하는 나를 즐긴다라는 의미도 생겼다. 수입을 얻어야 먹고 살아간다라는 개념이 아니라 내가 일을 함으로 나의 만족도를 높이고 그 성취감과 수입에서 더 많은 여유와 세상을 살아가는 재미를 찾는다고 생각한다.

짧은 광고안에서 그 직업의 특성을 모두 보여줄 수 없는 것은 좀 안타깝지만, 젊은 세대들에게 흔히 있을 법한 직업으로 현실감을 높였다는 생각을 해본다. 만약 이들의 직업이 변호사, 공무원 등이라면 사실 공감을 얻어내기엔 좀 부족했으리라고 생각한다. 디테일하게 들어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많은 부분들을 지금의 우리들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남들에게 쉽게 친근하게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사랑과 우정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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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완벽주의 건축설계사 현빈
직업 : 건축설계사
| 나는? 완벽주의 프로폐셔널 | 자주 찾는 곳 : 인사동 미술관 | 의상 스타일 : 쿨한 수트 | 감명깊게 본 영화 : 냉정과 열정사이 | 좋아하는 것 : 풍경소리, 비오는 날 드라이브, 와인, 오디오

요즘의 우리들은 자신을 나타내는 단어 나열하기를 좋아한다. 나 역시도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긴 문장이 아니라 짧은 언어로 나에 대해서 설명하기를 좋아한다. 긴 말보다 어떤 느낌을, 그 느낌이 다른 사람과 맞기를 바란다. 그런 이들에게 이런 캐릭터 하나하나가 공감할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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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트렌드세터 컬럼리스트 신민아
직업 : 컬럼리스트 | 나는? 트렌스세터 | 자주 찾는 곳 : 도산공원 | 의상 스타일 : Mix & Match 스타일 | 감명깊게 본 영화 : 비포 썬라이즈 | 좋아하는 것 : 고양이, 유희열, 수다, 몰카찍기

여성캐릭터의 변화가 있다. 예전같으면 삼각구도에 등장하는 여성은 그냥 일반적인 스타일의 여성이었다면 지금은 자신의 의견이 확실한 혹은 당돌한 캐릭터로 변화가 됐다. 단지, 멋진 남자에게 끌려가는 캐릭터가 아니라 자기가 원한다면 리드할 수도, 리드당할 수도 있는 캐릭터로 변모했다. 여기에서 신민아는 둘 다 좋은 상황에서 누구를 선택해야할 지 모르는 갈등을 겪는데, 예전 같으면 무조건 한 캐릭터에게만 순정을 바치는 식이었다면 지금은 여자에게도 선택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캐릭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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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얼리어답터 프로그래머 류승범 
직업 : 프로그래머 | 나는? 얼리어답터 프로그래머 | 자주 찾는 곳 : 신사동 가로수길 | 의상 스타일 : 캐주얼, 가끔은 기분전환용 정장 | 감명깊게 본 영화 :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 좋아하는 것 : 게임, 자유, 몰입, 레어아이템, 야밤대작

류승범이 있는 방안의 분위기를 보면, 남자들의 상징성이라는게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남자라면 왠지 농구공에 혹은 약간의 스포츠맨 분위기라던가, 혹은 음침하다던가로 대변되던 그런 분위기는 이제 찾을 수가 없다. 단순히 광고 속에서만 사라진게 아니라 이미, 남자들도 자신만의 취향과 개성을 표현하게 된지 꽤나 오래됐다는 사실이다. 남자가 무슨 캐릭터 인형이냐? 하던 시대는 지났음을 이 캐릭터로도 알 수 있다. 일을 하는 분위기가 꼭 어떤 정형적인 사무적인 분위기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 스타일로 설명되어있다.

요즘 세대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짧은 단편으로 크로스오버필름 형식을 빌려 광고를 만든 조원석씨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내가 잘 캐치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새로운 시도로 눈을 즐겁게, 귀를 즐겁게 하는 이 광고는 여름날OST라는 이름으로 친근하게 이 안에 등장하는 음악들마저 같이 좋아할 수 있도록 잘 조화시킨거 같다.

자 이제 홈페이지로 놀러가 그들의 숨겨진 에피소드와 미처 티비에 방영되지 못했던 영상물을 감상해보자. 홈페이지에서만 즐길 수 있는 아이템들, 잊지말고 챙겨보시기 바란다.